몇년째 한솔코리아오픈 본선 와일드카드를 받은 한솔제지 후원선수 김소정(24)이 올해도 본선 1회전 통과에 실패했다.

 

김소정은 20일 서울 올림픽공원 센터코트에서 열린 한솔코리아오픈(총상금 22만달러) 본선 1회전에서 영국의 엘레나 발타차(27)에게 3-6 4-6으로 패해 탈락했다.

 

이로써 예선 2회전에서 이예라와 홍승연이 탈락한 데이어 본선 와일드카드 3장 가운데 한국선수가 받은 1장의 와일드카드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7년째.

 

김소정의 1회전 패배는 단순히 예년의 같은 결과와 다르다. US오픈 예선도 출전하고 대회를 7년째 하는 이유가 바로 우리나라 선수의 기량 향상에 있다는 점에서 해마다 반복되는 실망스런 결과라는 것이다.

 

이날 추석연휴전날 오후 시간 임에도  한국 선수의 선전을 기대하며 400여명의 관중이 센터코트를 찾았다.

 

하지만 김소정은 첫세트 자신의 첫 서비스게임을 내주며 세트 내내 끌려다녀 3-6으로 패했다.  2세트 들어 '김소정 화이팅'이라는 동호인의 응원에 힘입은 탓인지, 첫세트 끝나고 김영홍 코치가 벤치에 들어가 작전 지시를 한 것인지 아무튼 김소정은 공격 위주로 변해 2세트를 3-0으로 벌리며 역전의 기회를 잡았다.

 

2세트 0-3이 되자 발타차가 코치를 불러들여 "내가 왜 이러는 지 모르겠다"는 투의 반응을 보이며 경기 흐름을 되찾으려 했다.

 

엔드체인지 휴식이후 경기 템포는 죽이되 보다 공격적인 샷으로 일관한 발타차는 3-3을 만들고 결국 6-4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발타차는 위기에서 힘있는 자세에서 서브 포인트로 탈출하고 김소정이 걷어 올리는 공에 대해 좌우 스트레이트 공격으로 포인트를 획득했다.

 

반면 김소정은 이날 제대로 정타를 맞춘 공이 없을 정도로 상대에 비해 임팩트가 약한 공으로 상대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고 공격 다운 공격 몇번 해보지 못하고 경기를 끝냈다.

 

US오픈 예선도 뛰고 최근 부상과 슬럼프에서 벗어나 랭킹을 올린 김소정은 정확한 임팩트 스트로크와 서비스를 더욱 더 보강하는 것이 숙제로 남았다. 상대는 확실하게 찍어 누르는 서비스와 제대로 잡아 치는 공이 있었다.

 

지난 토요일 대회 예선 첫날, 양천구청 이진아의 경기를 보러 온 많은 관중들은 4-1로 첫세트 이기는 과정에서 짜릿짜릿한 이진아의 공을 몸속으로 느끼며 전율을 느꼈다. 아마 이러한 패턴으로 경기내내 이진아가 플레이를 했다면 정말 많은 팬들이 생기고 시간 내어 경기장을 찾은 것을 만족해 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소정과 이진아 등 한국 여자 테니스 간판들의 임팩트 없는 플레이에 허전함을 느끼게 한다.

 

이예라도 예선 2회전에서 시종일관 공격 일변도로 경기를 펼친 상대에게 첫세트를 빼앗고도 내리 두세트를 내줘 역전패했는데 그 이예라에게 경기내내 공격을 퍼부은 보야나 요반스키는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선수에게서 빠른 공과 강한 공이 나올때 한솔오픈 본선 1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10년간 물심양면으로 후원한 선수가 제대로 된 임팩트 하나 없이 경기를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하나.

 

이어 센터코트에서 우리나라의 이진아 장경미- 한성희 홍승연 복식 본선 1회전 경기가 열렸는데 관중들의 반응은 마찬가지.

 

정말 이렇게 느린 템포의 공으로 어떻게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같은 시간대 13번 코트에선 일본의 다테 모리타-후지와라 페르그손 복식 경기는 스탠드 자리에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관중들로 빽빽했다. 체어 엄파이어에게 카메라 후래시 터뜨리지 말라는 경고가 여러 차례 나올 정도로 관중들은 이들 선수들의 복식 경기를 담아가려고 애를 썼다.

 

경기는 7-6 6-4로 다테, 모리타 조가 이긴 것으로 끝나기 전에  후지와라의 발놀림과 몸놀림 그리고 다테의 경기 후반 체력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스매시와 발리 성공 등의 기술에 관중들은 박수를 보내고 감탄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이런 선수 2명만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표시했다.   

 

나이 마흔 넘은 다테는 21일 낮 12시 단식 첫경기에도 잡혀있고 복식에도 체력 회복이 더딜 정도로 많이 소모했다. 그럼에도 20일 오전에는 코치 2명이 달라붙어 숨돌림 틈도 없이 강도높은 훈련으로 몰아댔다.

 

임팩트 제대로 된 테니스를 구사하게 훈련을 하고 대회에 관중들에게 임팩트를 주는 것이 우리나라 여자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필요하다.

 

사실 이날 7년째 한국선수가 단식에서 1회전 통과도 못하는 것이 관중들에겐 딥 임팩트였다.   

 

김소정의 이야기로 다시와서, 질려면 0-6 0-6으로 지면서 자기가 때릴 수 있는 공을 원없이 시원하게 제대로 때리고나 졌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관중들마다 이야기하는 투어 본선 1회전 선수의 백핸드치곤 너무 약하다고 하는데 그동안 국제대회 다니면서 무엇을 배웠는지 더 노력이 필요하다.

 

선수가 매주 대회를 하는데 이기고 지는 것은 당일 컨디션에 따라 일상사이다. 하지만 빠르고 강한 현대테니스를 보여주면  승패를 떠나 깊은 임팩트를 주는 것이다.

 

테니스코리아 박원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