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6일, 지난주 토요일 장충코트에서 예선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 삼성증권배챌린저대회를 24일 결승전 시상식까지 9일동안 꼬박 자리를 지키며 취재했다.

 

베이스라인 뒤에서 혹은 선수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취재를 하기도 했고 대회장 주변을 누볐다. 기자 3명 가운데 1명은 토너먼트 데스크에서 나머지 두명은 선수들과 경기장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챌린저 대회에 총 동원, 총 집중한 것이다.

 

취재를 하면서 아쉬움이 많았다.

 

2000년 이형택의 US오픈 16강 진출 기념과 선수의 세계 100위권 이내 랭킹 유지, 그랜드슬램 해마다 출전등의 목적으로 주원홍 당시 삼성증권 감독이 회사에 강력히 요청해 만들어졌다.

 

2008년까지 이형택은 투어를 돌다 시즌 막판 삼성증권배에서 우승을 해 100점이상의 포인트를 챙기며 다음해 호주오픈 본선 출전할 랭킹을 확보했다.   그런 의미에서 삼성증권배는 이형택에게 없어서 안된 경기였다.

 

흔히 그랜드슬램 1번 출전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지만 해마다 출전하는 것은 더 어렵다. 랭킹을 유지하기란 더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선수를 위해 대회를 만들고 유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선수를 키우기 위한 애정어린 대회다.   다른 선수들도 삼성증권배를 통해 랭킹 포인트를 따고 투어선수로서의 발판을 만들라는 의미에서 대회가 만들어졌다.

 

사실 삼성이라는 이름을 걸고 챌린저대회를 한다는 것이 격에 맞지 않는다. 올림픽공식스폰서인 삼성이 챌린저가 아닌 그랜드슬램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삼성증권배는 선수들을 위한 대회로 출발을 했고 그 의미는 올해도 계속 유지되었다.

 

허나 올해 우리 선수들의 성적은 어떤가.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오른 선수는 단 2명. 유다니엘과 예선와일드카드를 받은 남지성뿐이었다. 본선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선수들은 아직 챌린저 무대에서 뛰기에는 엄청난 종이한장 차이의 실력을 보였다.

 

예년같으면 임규태나 다른 선수들이 2회전도 진출했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했다. 단식은 본선 1회전에서 우리선수들이 모두 고배를 마셨고 복식에선 조숭재 노상우가 2회전에 오른 것 뿐이었다.   수억원 들여 고작 예선 통과 선수 2명이 합쳐 단식에서 10점, 복식에서  25점을 올렸다.

 

예년에 이형택이 단식에서 우승해 125점을 따낸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그렇다면 이 대회를 계속 해야 하는가?  좀처럼 본선에서 승리하기란 몇년 걸릴 것 같은데. 관중도 결승전을 제외하고 200여명 미만이 찾는 이 대회는 삼성이라는 이름을 걸고 하기엔 빈약하기 짝이없다. 일부 신문방송 기자들도 관중이 너무없어 그림이 안나오고 챌린저급 대회에서 뉴스가 나오는 것은 너무 어렵다는 투다.

 

우리나라 선수와 코치들 그리고 많은 협회 부회장 등 협회 관계자들조차 거의 찾지 않는 모습에서 대회를 계속해야만 하는 이유를 찾기 어려운 것은 아닌가.

 

대회를 총괄한 주원홍 토너먼트 디렉터의 생각은 다르다.

 

"이 대회는 순전히 선수를 위한 대회로 출발했다. 선수가 없다고 대회를 없애기 보다 선수를 키워서 점수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선수들의 실력이 모자라면 실력을 키우던가 선수에게 도움이 되는 대회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 기존 대회는 두고, 새로운 대회는 신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자투어대회인 한솔코리아오픈에서 7년째 1회전 통과 선수가 없다고 대회를 없애면 선수들이나 관중들에게 희망이 있겠냐 "고 덧붙였다.

 

 

사실 관중들의 눈높이는 슈퍼매치다, 그랜드슬램이다에 맞춰져 있는데 아무리 챌린저 최고 상금대회고 삼성이 하는 대회라고 해서 관중이 찾는 대회가 되기는 힘들다.

 

그런 면에서 일각에선 관중들을 위한, 선수들의 눈높이를 높이기 위한 남자 투어대회를 신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태국과 인도에서 열리는 투어대회가 스폰서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슈퍼매치나 한솔오픈에서 보여준 관중들의 참여도를 살펴보면 지난 KAL컵때와는 달리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 삼성증권배챌린저를 지켜본 결과,  윔블던 8강 가고 우리나라에 자주 온 대만의 루옌순의 우승과 투어와 그랜드슬램에서 뛰는 좋은 선수들의 플레이로 경기력 측면에서 내용있는 대회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하지만 한국선수들의 부진으로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을 모티브가 없었다. 예년에 이형택이 있었던 때와 달리 대회장 분위기가 살지 않았다.  방법은 간단하다. 내년에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본선에서 승승장구해 테니스팬들의 사랑을 받는 대회로 지속되길 기대한다.

 

결론적으로 대회가 잘되려면 우리 선수들이 실력을 키워 승승장구해야하는 것이  첫번째요, 대회기간 동안 어린이와 어른들 테니스 레슨을 자주해 테니스동호인들이 레슨도 받고 경기도 보는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두번째 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동호인들이 많고 동호인대회가 많다고 하지만 엘리트 발전과 엘리트대회 관전으로 이어지지 않아 안타까워하는대회 주관자들이 많다.  동호인들도 어려운 시간내어 관전하는 것이 필요하고 대회쪽에서도 경기말고도 보여줄 것을 더 만들어야 한다.  

 

또한 대회를 통해 엮을 수 있는 것을 모두 엮어야 대회 분위기를 좋게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OB선수들의 시범 경기, 꿈나무 주니어들의 시범 경기, 동호인 단체 초청, 클럽 초청,동호인 원포인트 레슨, 어린이테니스교실 등등)

 

박원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