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페엘 나달(스페인, 2위)이 로저 페더러(스위스, 3위)를 공개적으로 비난할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1월 16일 호주오픈 1회전을 통과한 나달은 전날 언론에 공개 되었던 '페더러는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고 언제나 착한 역할만 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파장을 일으키자 진화에 나섰다.

 

나달은 "아마도 내 의도가 언론에 잘못 전달 된것 같다"며 "이런 문제는 라커룸에서나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며 라커룸에서 외부로 나가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나달은 또 "페더러와는 언제나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여전히 환상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투어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 지에 대해 우리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외에 다른 것은 없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역시 2회전에 진출한 페더러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페더러는 "나달과 내가 모든 일에 같은 의견일 수는 없다"며 "지금까지 그와 정말 아무 문제 없이 지내왔다. 과거에 나달은 '페더러가 결정했다면 나는 상관 없다'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이제 그도 어른이 됐다. 자기 주장을 강하게 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페더러가 취하고 있는 행동에 대해 나달만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 3위까지 올랐던 니콜라이 다비덴코(러시아)는 "나달과 조코비치가 선수들의 입장에서 개혁을 원하고 있는데 반해 페더러는 그 문제에 관여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비덴코는 또 "페더러가 왜 선수들을 도와주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물론 그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일 것이다. 그는 정말 멋진 사람이고 그랜드슬램 챔피언이다. 스위스 사람이며 완벽하다.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한다. 단지 이 문제에서 벗어나 있으려는 것 처럼 보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불만에 대한 페더러의 입장은 달랐다.

 

페더러는 인터뷰 도중 "나는 회의에 참석했었고 모든 것을 듣고 이해했으며 선수들의 의견을 지지했다"라며 "나는 단지 결과에 접근하는 방법이 다른 것일 뿐이다. 이 문제에 대해 기자들과 싸우고 싶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하는 말은 부정적인 루머만 만들어 낼 뿐이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계획은 3월에 열리는 인디언웰스 마스터스에서 다시 모여 그 때까지의 진행상황에 따라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 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다비덴코는 "파업은 현재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이야기지만 ATP는 지금부터 인디언웰스대회까지 무언가 행동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페더러는 선수들이 이런 극단적인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페더러는 "파업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위험한 단어"라며 "파업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작년 미국에서 일어났던 일(NBA 파업 사태)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내가 이 문제에 있어 굉장히 조심스러워 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또 페더러는 "파업을 하지 않는다면 나는 모든 선수들 편에 서겠다. 하지만 무언가를 하려면 무조건 밖에 나가서 소리를 지르는 대신에 어떻게 해야하는 지, 또 한다면 할 수는 있는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더러는 "이번 회의에서 토의해야 할 두 세가지 큰 문제가 있다"며 "너무 긴 투어 시즌 기간에 관한 문제와 대회가 벌어들이는 수입 보다 인상률이 적은 그랜드슬램 상금에 관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2회전에 진출한 존 이스너(미국)는 "이번 선수 미팅에 참가해서 선수들이 상금에 대해 '정당한 불평'을 하고 있는 지 들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비덴코는 "대회에서 1회전에서 탈락한 선수들은 세금과 여행경비를 제하고 나면 손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페더러는 "미팅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을 확신한다"며 "건전한 토론은 언제나 환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달은 앞으로 다시는 언론에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나달은 "절대 이야기 하지 않을 것"미라며 "이 문제에 대한 발언은 어제 내가 시작했지만 앞으로는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평소보다 너무 많은 말을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기자들은 이야기를 꺼내게 하기 위해 애쓰겠지만 앞으로 테니스에 관한 말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호주오픈 선수 미팅은 오는 21일(토)로 예정되어 있다.